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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밤의 꿈같은 18

2020을 돌아보며 글쓰기 어떻게 시간이 흘러가는지 모르게 우당탕탕 흘러가는 요즘이라 글쓰는 것도 귀찮고 해서 그냥 잘까 했는데 그래도 한해 마무리는 해보고 싶어서 밤 11시 30분이 되어서야 컴퓨터를 켜고 글을 쓰기 시작한다. 목표는 12시 전까지 글을 다 쓰는 것. 그러므로 퇴고 없이 바로 간다. 렛츠 고올 한해는 정말 버밍이로 시작해서 버밍이로 끝난 한해였다. 우선 1,2월. 정말 버밍이가 건강하게 잘 있기만을 바라면서 입덧을 하며 맘을 졸이며 1,2월을 보냈다. 친구 덕분에 글쓰기 모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그 당시의 내 생각들을 충실하게 기록으로 남기고 작은 책자이지만 나름 출간(?)을 한 것이 올해 잘 한 일 중 하나인 것 같다. 비오는 우중충한 날에 초음파를 보러 다닐 때 괜히 조마조마하던 그 심정, 입덧 때문에 .. 2021. 1. 1.
한국에 돌아온 지 첫째 날 비교적 편하게 입국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영국 집에서 한국 집까지는 꼬박 하루 정도가 걸려서 그런지 아님 한국에 돌아왔다는 안심 때문인지 최근에 꿈(주로 악몽)을 안 꾼 날이 거의 없었는데, 어제는 꿈도 꾸지 않고 푹 잤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컨디션이 그리 좋지 않았다. 속도 좀 메스껍고 두통도 있는 것 같고. 조심한다고 했는데도 혹시 싶은 불안감 때문에 덜컥 겁이 났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증상 중에 두통이나 메스꺼움도 있나 싶어 찾아보기도 하고 체온계로 열도 바로 체크했다. 다행히 열은 없었고, 다행히 수면안대를 끼고 오전에 또 한숨 푹 잤더니 머리가 개운해지는 게 시차적응 때문이었나 싶다. 자고 있는데 보건소에서 전화가 왔다. 어제 입국하면서 3일 이내에 보건소로부터 연락이 갈 거라는 얘기는 들.. 2020. 3. 30.
집에서 집으로. 입국한 날의 기록 정말 최종의_최종의_최종. 모든 것이 마지막이었던 날이었다. 임신을 확인한 이후 정말 하루도 빠짐없이 남편이 룸서비스로 가져다 줬던 아침 메뉴(지_브렉퍼스트, 지브레!)도 마지막이고 귀중한 김치를 아낌없이 투자한 김치찌개가 버밍엄에서의 마지막 식사 메뉴가 되었다. 밥을 먹고 히드로 공항으로 출발할 때까지 시간이 남아 남편이랑 ‘놀면 뭐하니’의 ‘방구석콘서트’ 2편을 함께 봤다. 사실 저번 주에 1편을 함께 보면서 2편은 이제 따로 봐야겠네…….하고 살짝 눈물을 훔쳤는데 다행히(?) 2편도 함께 볼 수 있어서 괜히 기분이 좋았다. 영국 도착해서 운동할 때 신으려고 인터넷으로 샀던, 생각보다 발볼이 너무 넓은, 그렇지만 모양은 못생겨도 정말 편해서 신나게 신고 다녔던 ‘왕발이 신발’과도 안녕, 93호 대문과.. 2020. 3. 30.
일상 ; 日常 일상[日常] :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 자주 ‘일상’이라는 단어를 내뱉고 살았지만 ‘일상’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일상’은 날마다 반복되는 생활이었구나. 이런 반복적 특징 때문에 우리는 흔히 일상을 쳇바퀴에 비유한다. 앞으로 나아가지 않고 제자리만 빙글빙글 도는 쳇바퀴는 때론 너무 답답하고 그 생활 자체만으로도 힘에 부친다. 그래서 우리는 늘 일상 탈출을 꿈꾼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어 하고 멀리 떠나지 못했을 때는 집이라는 일상 공간만이라도 벗어나고자 주말 동안 잠시 호캉스를 가기도 한다. 이것도 저것도 하지 못할 때는 일상 탈출, 즉 일탈을 상상만이라도 잠시 꿈꿔본다. 일전에 자우림도 노래 부르지 않았던가. “신도림역 안에서 스트립쇼를-” 그런 취급을 받던 일상이 지.. 2020. 3. 27.
한국으로 돌아가기까지 D-8 올해 7월까지 예정되어있던 나의 영국 생활이 임신과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많이 앞당겨져서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기까지 일주일 정도가 남았다. 어제 오후까지는 런던 봉쇄와 관련된 소문이 돌고, FT나 가디언즈에서도 그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길래 혹여나 원하는 날짜에 못 나갈까 하는 걱정에 온 신경이 쓰였었다. 그런데 어제 오후 총리가 기자회견을 하며 일단은 런던을 봉쇄할 가능성은 0이라고 하니(워낙 매일 휙휙 바뀌는 정세 속에 이 말 또한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원하는 날짜에 나갈 수는 있겠다 싶어서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렇지만 내가 자꾸만 네이버 카페나 소셜미디어를 들락거리며 코로나 소식만 주야장천 보고 있으니, 보다 못한 남편이 내게 이제 영국에서 지낼 날도 정말 얼마 안 남았는데 남은 기간.. 2020. 3. 20.
나의 아지트 Costa Coffee 나는 공부도, 업무도, 취미 생활도 카페에서 하는 것을 좋아하고 한 번 카페에 앉으면 두세 시간은 거뜬히 혼자 보낼 수 있는 소위 ‘카페 죽순이’다. 그래서 영국에 도착한 뒤에 곧바로 내가 즐겁게 시간을 보낼 만한 적당한 카페를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리고 내 조건과 완벽하게 부합하는 이상적인 카페를 발견했다. 그곳이 바로 대학교 내 체육관에 있는 ‘Costa Coffee’였다. 우선 안 그래도 대중교통비가 비싼데 카페에 다닌다고 매일 교통비를 쓸 수 없으므로 내가 자주 가는 카페는 걸어서 갈 수 있는 위치에 있어야 한다. 우리는 대학교와 나름 가까운 곳에 집을 얻었기 때문에 이곳은 충분히 걸어 다닐 수 있었다. 게다가 체육관에 있으니 카페에 가는 겸에 운동까지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또 나는 카페에서 주.. 2020. 3.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