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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슬란드, 그곳에 도착하다 런던 루턴 공항을 통해 아이슬란드로 출발을 했다 :) 루턴공항은 전에 스위스로 출장 왔던 친구가 딱 하루 시간 내서 일부러 나를 보러 와줬던 곳이라, 원래 나는 공항이라는 공간을 굉장히 싫어하는데 이번만큼은 예외적으로 그때의 행복한 기억이 떠올랐다. 또 지금까지 여행 다니면서는 잘 몰라서 간단한 과자만 사서 기내에 들어갔는데, 이번에 동행한 분께서 도시락도 기내에 들고 갈 수 있다고 알려주셔서 WASABI에서 초밥 도시락을 사 처음으로 기내에서 먹어보았다. 저가 항공사의 비행기를 타고 여행을 다니다 보니 기내식의 즐거움을 잊었었는데, 오랜만에 기내에서 밥을 먹으니 꿀맛도 이런 꿀맛이 없었다. 배도 빵빵하게 부르고 이번엔 저번에 그라나다를 갈 때와 달리, 다행히 기내에서 시끄럽게 떠드는 사람들이 없어서 오.. 2023. 7. 9.
산, 호수, 초원 그리고 별 _ 잘츠부르크 근교(고사우, 할슈타트) 비엔나에서 이틀을 보낸 후, 비엔나에서 차를 렌트해서 잘츠부르크 지역으로 이동했다. 저번에 이탈리아 여행을 할 때 처음으로 외국에서 운전을 해보았는데 그 때 느꼈던 뭔가 감개무량한 기분이 또 느껴졌다. 네비게이션에서 '로마방면으로 5km 직진' 이런 말이 흘러 나올 때, '로마', '방면', '직진' 등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되는 단어들이 합쳐져서 묘한 느낌을 주었는데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이탈리아에서 운전할 때는 비교적 난이도가 낮다고 생각되는 고속도로(시내운전보다 차라리 그냥 길 따라 쭉 가는게..)와 토스카나 지역을 운전했는데도 정말 힘들었다. 일단 고속도로 치고 커브가 되게 많은 편이었고, 대형 트럭들도 많이 다녀서 운전하기가 까다로웠는데 무엇보다도 특히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리는 차들 때문.. 2023. 7. 9.
노래와 어울리는 풍경이 있다 이번 여행지가 오스트리아와 체코였기 때문에 무엇보다 그 나라의 예술과 문화를 많이 느끼고 오고 싶었다. 화려한 건물,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 웅장한 자연 등 아무것도 몰라도 그냥 즉물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것도 좋지만 알면 알수록 더 매력이 넘친다는 오스트리아와 체코, 특히 비엔나와 프라하를 깊이 느끼고 오고 싶었다. 그래서 우선 가히 음악의 신 반열에 오른 음악가들을 배출한 오스트리아의 대표 음악가들의 노래를 들으며 여행을 하고자 준비를 해 보았다. 클래식 음악에 대해서는 정말 얕게 알고 있지만, 그래도 모차르트나 베토벤의 음악은 많이 접해보았으니 이번엔 구스타프 말러와 요한스트라우스의 상반된 느낌의 음악들을 플레이리스트에 많이 저장하고 공항에서부터 천천히 노래들을 감상해보았다. 아직까지 밝고 경쾌함이 .. 2023. 7. 9.
세상의 끝에 서다_신트라, 카보 다 호카 오늘은 리스본 주변 지역인 신트라와 호카곶을 둘러 보기로 했다. 어제는 종일 흐린 날씨에 비도 가끔 왔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정말 좋았다. 단지 쨍한 파란 하늘 하나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진다는 점에서 사람이 생각보다 단순한 존재라는 느낌이 들었다. 실제로 우울증 환자들이 날씨가 따뜻하고 맑은 곳으로 이사 가는 것이 약을 먹는 것보다 훨씬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글을 읽어서 날씨에 흔들리는 약한 인간의 감정에 대해 생각하며 기분 좋게 역으로 향했다. 경전철 같은 느릿한 기차를 타고 먼저 도착한 곳은 신트라. 이곳에는 페나 성, 신트라 왕궁, 무어 성, 헤갈레이라 별장 등 유명한 관광지가 많이 있는데 시간 관계상 전부 다 가지 못해서 나는 그중에 '페나 성'만 방문하기로 했다. 페나 성에 도착하고 .. 2023. 7. 9.
리스본행 새벽열차를 타고 리스본으로 리스본행 야간열차 대신 포르투에서 출발하는 리스본행 새벽열차를 탔다. 언제나 느낌적인 느낌 만큼은 살리고 싶어하는 나. 그래서 여행 오기 전에 다 읽고 싶었지만 미처 다 읽지 못한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마저 읽으며 리스본으로 향했다. 그러나 새벽부터 일어나 리스본으로 떠날 준비를 하느라 피곤해서 그런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어버렸고 그 사이에 기차는 곧 리스본 산타 아폴로니아역에 도착했다. 역을 나가자마자 바다 같은 테주강이 바로 역 옆에 가까이 있어서 리스본의 첫인상이 반갑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나의 여정은 다 끝난 것이 아니었고 사실 진짜 고생은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숙소의 호스트가 “Lisbon is not flat.”이라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 살짝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7개의 언덕으로 이.. 2023. 7. 9.
포르투, 영원히 영원히 포르투는 과거에는 꽤나 큰 항구 도시였으나 지금은 그리 번화하지 않은 조용한 인상을 주는 도시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도시가 정말로 좋았다. '반드시 가봐야 할 곳', '반드시 해야하는 것' '반드시 먹어야 하는 음식' 이런 must 들이 많이 있는 여행 장소는 분명 여행으로 가는건데도 수많은 must들을 다 하겠다는 나의 넘치는 의욕과 그것을 다 포용하지 못하는 나의 제한된 시간과 경제력에 어떤 must들을 할 것인지 선택하는 작업에 여행을 가기도 전에 벌써 머리가 지끈거려 온다. 물론 이런 여행의 준비 과정을 즐기는 사람도 많겠지만 게으른 나에겐 벅차게 느껴지는 작업이다. 또 여행을 가서도 새벽부터 밤까지 의욕적으로 짜놓은 스케쥴을 소화하느라 체력이 남아나지 않아 즐거운 기분보다 피곤함이 더 커.. 2023. 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