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그네>_헤르타 뮐러 를 읽고
숨그네(세계문학전집 31) 헤르타 뮐러의 를 읽으며 주제로 제시해주신 ‘극한의 시(時), 극한의 시(詩)’라는 표현이 끊임없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이보다 더 절묘한 표현이 있을까. 신형철 평론가가 ‘시의 옷을 입은 비극’이라고 평한 것처럼 이 책은 소설이지만 극한의 시(時)를 노래한 극한의 시(詩)라고 해도 무방하리라 생각한다. 이 책은 완독하기가 매우 힘들었다. 분명 인물, 배경, 사건이 존재하는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끝없이 반복되는 배고픔, 추위, 노동, 피곤함, 권태, 향수, 이, 빈대, 죽음의 변주 속에서 책장이 지지부진하게 넘어갔다. 마치 간접적으로나마 17살 소년 레오가 겪은 5년간의 수용소 생활을 느껴보라고 하는 듯이 독자의 인내심을 시험하는 기분이었다. 이 책과 함께 이라는 와 비슷한 시기의..
2022. 9.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