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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___Diary27

영국의 의료 시스템이 힘들어 오늘은 임신을 확인하고 병원을 방문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적어보려고 한다. 만약 내가 한국에 있었다면 ‘임신테스트기로 확인 후 산부인과 방문’으로 끝났을 간단한 절차가 영국에서는 참 복잡했다. 우선 영국은 NHS라는 국민 건강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어서 모든 병원비가 무상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약값도 면제된다. 나도 영국에 올 때 비자를 신청하면서 NHS 보건부담금을 지급했기 때문에 나도 무상 진료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만 말하면 정말 너무 괜찮은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렇게 모든 국민에게 (심지어 나 같은 외국인에게도) 무상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사회적 비용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병원의 문턱이 굉장히 높다. 의료보험제도가 지옥 같은 나라에서 온 사람이라면 만족할 수도 있겠지만 .. 2020. 1. 16.
임신을 처음 확인한 날 이야기 오늘의 나는 13주 6일차의 임산부이다. 임신 초기에 있었던 많은 일들과 그때 느꼈던 생각들을 그동안은 입덧 때문에 정리하지 못해서 대신 오늘부터 차분하게 글로 써 내려가려 한다. 먼저 오늘은 임신을 처음 확인했던 그날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 그날은 우리의 결혼기념일이었고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런던에 당일치기로 놀러갔었다. 그동안 런던에 많이 놀러갔지만 그동안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하자는 마음으로 마담투소의 밀랍박물관도 놀러 가보고, 처음으로 런던아이에 타서 해가 뉘엿뉘엿 저무는 템스강변을 바라보았다. 그리곤 런던수족관을 구경하며 뜻밖의 횟감, 참돔과 숭어를 보며 입맛을 다셨다. 또 남이 해준 한식이 더 그리워서 굳이 한식당에 찾아가 집에서 해먹기 어려운 감자탕에 치즈불닭을 시켜 먹으며 행복.. 2020. 1. 15.
요즘 나에게 필요한 정리 이 글이 아마 내가 쭉 써내려갈 글들의 서문이 되지 않을까 싶다. 요즘 나는 무엇보다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다. 물리적인 정돈이 아닌 나의 감정, 생각 그리고 흘러가는 일상의 시간들의 정리가 필요하다. 현재 나는 임신 13주차의 임산부이다. 지금도 지속되고는 있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 심한 입덧에 시달려서 오늘이 크리스마스인지 새해인지도 모른 채로 연말을 보냈다. 그래서 2019년의 마무리도, 2020년의 다짐도 아무것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어영부영 한해가 넘어가는 것을 무기력하게 지켜만 보고 있었다. 그래서 친구가 1월부터 매일 글쓰기에 도전해보자고 권했을 때, 내게 정말 좋은 경험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연한 기회로 해외에 잠시 거주하고 있는 것도, 그리고 타국에서 임신을 한 것도 내겐 하나하나가.. 2020. 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