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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___Diary27

17주차, midwife와의 만남 오늘은 딱 임신한 지 17주가 시작되는 날이다. 이제 아가가 태어날 때까지 161일 남은 시점. 원래는 16주에 Midwife(MW)와 만나기로 되어있으나 우리 동네 GP에는 MW가 격주로 근무한다고 해서 15주보다는 그래도 17주가 낫겠다는 생각에 오늘로 예약을 했다. 예약시간은 14시 50분. 오늘은 남편이 사정이 있어서 우버를 타야 해 행여나 늦을까 14시 30분쯤에 집을 나섰다. 우버는 부르자마자 1분도 안 되어 집 앞에 도착했고 GP까지는 차로 10분도 걸리지 않아서 예상보다 일찍 도착했다. 접수처에는 “만약 당신이 예약한 시간보다 10분 이상 늦으면 예약이 취소될 수 있습니다”라는 경고성(?) 문구가 붙어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여러 번 병원에 왔지만 단 한 번도 예약시간에 딱 맞춰서 진료를 본.. 2020. 2. 6.
양육자로서의 마음가짐 오늘 오랜만에 초음파를 보고 왔다. 잘 있을 거라고 믿으면서도 초음파를 보러 가는 날은 괜히 긴장된다. 남편도 나도 긴장 때문인지 초음파 검사를 하러 가는 차 안에서 별말을 하지 않는다. 다행히 감사하게도 우리 아기는 건강하게 잘 있었고 성장도 정상 범주에 잘 있었다. 내 태반이 조금 낮다고해서 그게 좀 신경쓰이긴 하지만. 원래 지금까지 초음파를 볼 때는 머리-엉덩이 길이만 재어줬는데, 이제는 아기가 좀 커서 그런지 머리 크기, 배의 크기, 다리의 길이를 대신 재어줬다. 그런데 모든 성장이 정상 범주에 들어와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다리 길이가 평균보다 조금 낮은 것이 신경 쓰였다. 내가 입덧 때문에 단백질이나 칼슘을 많이 못 먹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 남편이 팔다리가 긴 편인데 남편을 닮아야 할 텐데 .. 2020. 1. 31.
처음 병원 방문한 날 영국은 임신 12주가 되어야만 병원에서 처음으로 초음파로 아기를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 사설 기관에서 초음파 검사를 해왔지만 뭔가 정식으로 ‘병원’에서 검사를 한다고 하니 더 정확하고 자세할 것 같아서 기대가 컸다. 그러나 여전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에는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것 같다. 처음 주차를 할 때부터 카드로는 정산이 안 되는 주차정산기기밖에 없어서 남편이 나를 병원 입구에 내려주고 ATM기를 급하게 찾으러 가며 정신없는 오늘 병원 방문을 예고하는 듯했다. 남편이 주차를 하는 동안 나는 예약이 잡혀있던 Antenatal 부서로 향했다. 그런데 이 병원은 단순 산부인과가 아니라 종합 여성&어린이 병원이라서 규모가 너무 크고 부서가 촘촘히 나눠져 있었다. 어쨌든 Antenatal 부서에 갔더.. 2020. 1. 29.
NIPT 검사받은 날 아기가 11주에서 12주 차가 되었을 때, 기형아 검사를 해야 한다는 글을 읽었다. 한국에서는 1차 기형아 검사로 초음파를 통해 아이의 목둘레 등을 검사하고 이후 2차 기형아 검사로 혈액을 통한 트리플 테스트, 쿼드 테스트 등을 한다고 들었다. 이런 검사를 통해 다운증후군을 비롯한 유전적 기형의 위험을 알 수 있다고 한다. 혹시 트리플(쿼드)테스트에서 고위험군으로 결과가 나오면 양수를 가지고 검사를 해 더 정밀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보통 산모 대부분이 이러한 절차의 검사를 거치는 것 같았다. 나도 내가 만약 한국에 있었으면 다수가 하는 이 검사를 했을 것이다. 그런데 이곳은 영국. 무엇보다 병원 예약 날짜가 내 맘대로 잡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립 병원에서 이 검사를 받는 것이 불안했다. 원래라면 12.. 2020. 1. 23.
처음으로 midwife 만난 날 영국은 임산부들이 산부인과 의사를 바로 만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midwife라는 조산사와의 만남을 통해 임신한 전 기간 관리를 받는다. 나도 몇월 며칠 몇 시까지 병원에 midwife를 만나러 오라는 편지를 받고(언제나 이 ‘편지’엔 적응이 안 되지만) 약속 시간에 맞춰 병원을 찾아갔다. 그동안 사설 초음파 스캔을 통해 아가를 만나왔지만, 정식(?) 의료인과는 처음 만나는 거라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했다. 편지에 소변을 지참하라고 적혀있어서 집에서부터 들고 가야 하는 건가 싶어 고민했지만 그래도 그건 좀 아닌 것 같아 마트에서 산 공병만 들고 갔다. 다행히 영국도 그렇게 비상식적이진 않은지(이자는 영국 의료체계에 대한 불신이 짙다) 전용 공병을 나눠주고 소변을 받아오라 해 midwife에게 그걸 건.. 2020. 1. 22.
입덧하는 이야기 모든 사람은 어머니의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거쳐 태어났음에도 우린 생각보다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 대해 무지한 것 같다. 학교에서도 수정의 순간을 배우거나 유전학적인 측면의 감수분열에 대해 자세히 배웠으면 배웠지 임신과 출산의 전 과정에 대해서는 간단하게 다루고 넘어갔던 것 같다. 임신과 출산을 겪을 가능성을 가진 여자로 살아온 나도 잘 알지 못했는데, 그 과정을 겪을 가능성이 전혀 없는 남자들은 말해서 무엇하겠나. 그래서 임신을 하고 난 뒤 내게 일어난 신체적 변화들은 모두 하나하나 내게 당혹감을 준다. 그중 첫 번째로 마주한 녀석이 바로 입덧이었다. ‘임신하면 입덧을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직장에서 입덧으로 고생하는 직원분들의 모습도 분명 봤지만, 그들이 정확히 어떻게 힘들어하는지에 대해.. 2020. 1.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