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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이의 눈으로 보는 세상 24

단짠단짠 베를린 3박4일 ‘한치 앞을 모른다.’ 적고 나니 굉장히 식상한 문장이다. 그러나 이번 베를린 여행만큼은 몸소 이 문장을 생생히 경험했다. 정말 예상치도 못한 고난과 역경이 있었지만 또 기대하지 않았던 즐거운 시간까지 보냈으니 진정 내게 베를린에서 3박 4일은 한치 앞을 모를 시간들이었다. 내가 사는 지역에서 베를린으로 가는 직항이 없어서 런던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가야만 했다. 그런데 비행기 이륙시간과 딱 맞아 떨어지는 기차가 없고, 마침 영국에서 한 번도 고속버스(시외버스)를 타본 적이 없어서 이참에 이 교통편을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버스표를 끊었다. 3시간 50분이라는 소요시간이 조금 마음에 걸렸지만 direct라고 적혀있었고, 한국에 있을 때 서울에서 우리 집까지 버스로 약 4시간 10분정.. 2019. 11. 14.
파리 오르세미술관 방문기 이번 파리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곳은 바로 오르세미술관이었다. 사실 파리에 한 번 더 오게 된 이유 중, 오르세미술관 방문이 가장 큰 이유일 정도로 정말 꼭 한번은 방문하고 싶은 미술관이었다. 대학에 다닐 때, 친구가 유럽여행을 다녀왔었는데 그때 친구가 여행에 관한 얘기를 들려주며 철도역을 리모델링해 미술관으로 탄생시킨 오르세미술관이 가장 아름답고 좋았다고 해서 그때부터 언젠가는 나도 꼭 들러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었다. 나처럼 이 미술관에 애정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지 미리 인터넷으로 표를 예매하고, 개관시간인 9시 반에 맞춰서 갔음에도 불구하고 꽤 길게 줄이 늘어서 있었다. 그러나 그 전날 ‘모나리자’ 하나를 보기 위해 1시간가량 줄을 섰었기 때문에 이 정도는 충분히 기다릴 만했다. 그리고 이번 파리.. 2019. 10. 23.
덴마크 코펜하겐 여행 (3) 로젠보르크성, 뉘하운, 로얄코펜하겐, 왕립도서관 여정에 따라 정리한 나의 코펜하겐 여행기 :) 로젠보르크성 나는 ‘성’을 구경하는 것에 큰 흥미가 없다. 그나마 제일 흥미롭고 인상 깊게 구경했던 것이 경복궁이려나. 유럽 여행을 다니면서 갖가지 화려한 성들을 많이 봤지만, 귀족이나 왕족들이 생활했던 공간은 딱히 내 눈길을 끌지 않았다. 오히려 서민들이 생활하고 다녔던 곳이 더 흥미로웠다면 흥미로웠지 귀족들의 공간은 삶의 흔적이 느껴지기보다는 그저 기능적인, 죽어버린 공간처럼 느껴졌다. 그래서 원래는 로젠보르크 성도 갈 예정이 없었다. 대신 코펜하겐 국립 미술관에 가려고 했는데 바보같이 휴관 날을 제대로 알아보지 않아서 계획이 흐트러지는 바람에 로젠보르크 성에 방문하였다. 그런데 의외로 나쁘지는 않았다. 특히 덴마크 역사에 대해 잘 몰랐는데 이 성에서 역.. 2019. 10. 11.
덴마크 코펜하겐 여행 (2) 루이지애나 현대미술관, 디자인 뮤지엄, 헤이하우스, 티볼리공원 여정에 따라 정리한 나의 코펜하겐 여행기 :) 아침을 먹기 위해 브런치가 맛있다는 카페에 찾아가서 브런치 세트 메뉴를 시켰다. 그런데 나온 음식을 보니 아니 이거 덴마크다이어트 식단 아닌가요 ㅋㅋㅋ 물론 팬케이크 아보카도 요거트 베이컨도 있었지만 삶은 달걀, 토스트, 샐러드, 자몽, 블랙커피...덴마크다이어트 식단은 정말 덴마크 사람들의 식사st였군요 ^ㅁ^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 아침을 든든히 먹고 내가 코펜하겐에 오면 가장 가고 싶었던 루이지애나 현대 미술관으로 향했다. 이 미술관은 다른 미술관과 달리 미술관 자체가 전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대 미술관들이 주로 '모던함'을 내세우고 있다면 이곳은 여타 현대미술관과는 달리 전시 작품, 특히 조각들이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9. 10. 11.
덴마크 코펜하겐 여행 (1) 여정에 따라 정리한 나의 코펜하겐 여행기 :) 10월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와 영국에서 마지막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여행을 계획했다. 원래는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쪽을 함께 돌까 싶었는데 여건이 맞지 않아서 여행 장소를 찾아보다 마침 우리가 여행을 계획하는 시기에 코펜하겐행 비행기가 엄청 싸게 떴길래 진짜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코펜하겐으로 여행지를 정하였다. 그런데 스카이스캐너로 런던에 있는 공항이면 아무 곳이나 괜찮아~하고 검색했는데 하필 뜬 곳이 사우스엔드... midland 쪽에 사는 나에게 사우스엔드는 정말 말 그대로 end.... 우리 집에서 차로 3시간 걸린다 -_ㅠ 작년에 체코 갔다 올 때 사우스엔드 한 번 이용해보고 이 공항은 다신 이용하면 안 되겠다 했는데 저렴한 항공료에 눈이 멀어 결국 .. 2019. 10. 10.
내겐 너무 어려운 그녀, 모나리자 첫날, 첫 번째 일정으로 루브르박물관을 가기로 결정했다. 박물관이 너무 커서 하루 안에 다 보는 것도 불가능하고, 관광객이 넘쳐난다는 악평을 많이 들었지만 파리 하면 일단 '루브르' 아닌가. 비록 크게 좋은 시간을 보낼 거라고 기대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파리에 두 번이나 왔으면 한 번쯤은 들러야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욕을 해도 갔다 와서 욕을 해야 하지 않겠냐며. 그리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루브르박물관은 내가 가 본 모든 미술관, 박물관들 중에 최악의 관람 경험을 안겨준 곳이 되었다. 처음에 입장할 때만 하더라도 루브르박물관이 time slot 제도를 도입해 딱 그 시간에만 입장이 가능하게끔 미리 예약을 받아서 그런지 걱정과는 달리 줄을 서지 않고 입장할 수 있었다. 내가 선택한 시간은 아침 9시 반. .. 2019. 10.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