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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___Log

바이올린 배우는 이야기 1

by 썸머Summer 2019. 9. 11.

 

드디어 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인 바이올린 배우기를 시작하였다. 

원래 지금까지 내가 연주할 줄 아는 유일한 악기는 피아노이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배워서 다양한 악기들 중에선 피아노 소리가 내게는 가장 친숙하고 좋게 느껴진다. 그래서 클래식 연주곡들 중에서도 피아노 독주곡이나 피아노 협주곡을 가장 좋아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내게 바이올린의 소리는 조금 낯설고 피아노만큼 듣기에 편안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올린을 배우는 것이 나의 버킷리스트에 오른 이유는 바이올린을 배움으로써 나의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인 (도대체 리스트가 몇개니) "오케스트라 동호회 가입해서 활동하기"를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아노는 협연할 때나 한 명의 연주자가 필요한데 내 피아노 실력이 모자라 그 한 명이 되기엔 아무리 취미 오케스트라 활동이라고 해도 가능성이 너무 낮다. 그래서 그나마 가입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ㅋㅋㅋ오케스트라에서 숫자 상 가장 많은 악기인 바이올린을 배우고자 한 것이다.  

정말 너무 단순한 이유 ㅋㅋㅋ 

 

그리고 이건 정말 부차적인 이유지만 앞에서 바이올린 소리가 내겐 그렇게 좋게 들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는데 언젠가 보러간 연주회에서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op.35 1악장을 듣고 큰 감동을 받았었다. 그 날 정말 처음으로 바이올린이 내는 소리에 매력을 느꼈고 그 뒤로부터 꾸준히 바이올린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오늘 시작된 나의 바이올린 인생의 최종 목표는 바로 이 곡을 연주할 수 있는 것...?ㅋㅋㅋㅋ가능성이 0에 수렴합니다^^) 

 

암튼 그동안 생각만 했지 바이올린도 사야하지~ 시간도 없지~ 하면서 미루고 있었는데 

영국에 와서 감사하게도 많은 시간이 내게 주어져서 드디어 마음을 먹고 첫 수업을 듣는 것까지 성공했다 :) 

 

바이올린을 매고 선생님 집으로 걸어 가는데 악기를 들고 다녀본 건 처음이라 뭔가 음대생이 된 것 같기도 하면서 설렘한가득 >.< 그러나 망할 영국 날씨ㅋㅋㅋ 분명 집 나올 땐 날씨 좋았는데 선생님 집 10분 남겨놓고 갑자기 강한 미스트비가 작렬했다. 멈춰 쉬자니 강의 시간에 늦을 것 같고 계속 걸어가자니 비 겁나 맞으면서 바이올린 매고가는 웬 처량한 떠돌이 음악가가 ㅠㅠㅠㅠㅠㅠ 

 

어쨌든 힘겹게 선생님 집에 도착해서 정말 바이올린 A to Z의 A부터 시작을 했다. 

일단 가장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Posture!

운동도 처음 시작할 때 자세잡는게 가장 어려우면서 지루한 걸 알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생각보다더 힘들었던 것 같다. 우선 바이올린을 턱에 고정해서 수평하게 만드는 것도 힘들고 활은 그냥 쥐면 되는 줄 알았는데 활을 쥐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특히 손목이나 손가락 관절 부분이 유연하게 움직여야 하는데 뻣뻣한걸 넘어서 아니 왜 이렇게 덜거덕덜거덕 소리가 나죠;;;; 

어떤 분야든지 몸에 힘을 빼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은데 사실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ㅠ_ㅠ 꾸준한 연습말고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 나름 피아노칠 때 절대음감까진 아니라도 음을 잘듣는다고 칭찬 받았었는데 현악기 소리에 적응을 못해서 그런건가 내가 생각한 음과 음의 이름이 달라서 살짝 난감했다. ㅜㅜ 적응하다보면 다시 음감을 찾을 수 있겠지. 

또 도레미~로 배운 사람인데 여기선 CDE~로 가르쳐 주시니까 그것도 약간 혼란스럽다. 

 

그렇지만 뭐든지 첫 시작은 늘 재미있다. 열심히 해서 얼른 반짝반짝 작은별이라도 완곡을 연주하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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