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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하는 날의 기록 예정일이었던 7월 15일 수요일에서 3일이 지난 토요일 아침, 드디어 ‘이슬’이라는 것을 보았다. 분만할 때 아플 것 같아서 아기가 작게 태어났으면 하는 마음에 38주 정도부터 얼른 나오라고 노래를 불렀지만 결국 예정일을 넘기면서 기다림의 지루함, 또 한편 초조함은 하루하루 커져가는 찰나에 출산의 조짐이 처음으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사실 39주 5일에 병원에서 검사를 했을 때, 아이가 골반에 전혀 진입하지 않았고 경부길이도 길고 자궁문도 안 열리는 등 자연분만이 어려울 것 같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 그래도 1주일은 기다려주자는 마음에 그 다음 주 금요일에 제왕절개 수술 스케줄을 잡아 놓긴 했는데 이슬이 보이면서 극적으로 아기가 팍팍 내려와 자연분만을 할 수 있게 된 건가 싶었다. (마지막 주엔 정말 .. 2020. 8. 5.
40w + 1d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역시나 예정일이 넘어버렸다. 39주 5일차에 간 병원에서 내진검사와 초음파검사를 했는데 아기가 골반에 전혀 진입하지 못했고, 원래는 이맘때엔 골반에 가려서 머리가 어느 정도 안보여야 한다는데 아주 머리도 제대로 뿅 +_+! 하고 보일 정도 ㅎㅎㅎㅎ 태동도 줄어든다고 하던데 아직도 배 위쪽을 뻥뻥차며 신나게 놀고 있는 밍이 ㅠㅠㅠ 약간 ‘가진통’이라고 할 만한 느낌은 가끔 있는 것 같은데. 생리시작 할 때처럼 배가 살짝 싸르르 아프기도 하고, 아래쪽으로 압박이 느껴지기도 하고, 허리가 아프기도 하고. 근데 진짜 책에 적혀 있는 것처럼 시간이 지나면 사라져버리는 미약한 아픔이라 ㅠㅠ 고통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라니 이게 무슨 복잡하고 미묘한 마음인지. 나도 당연히 많은 사.. 2020. 7. 16.
이제 예정일까지 10일! 예정일까지 D-10. 이제 진짜 10, 9, 8, 7 하며 생생하게 세어 내려갈 수 있는 만큼 남았다. 임신하기 전에는 몰랐다. 이렇게 임신의 전 과정에 각기 다른 불안감과 걱정이 존재한다는 것을. 임신 초에는 태동이랄 것이 없으니 혹시나 하는 유산의 두려움이 컸고 중반에는 가끔 배가 세게 뭉쳤을 때에도 딱히 병원에 가볼 수 없어서 무서웠고 임신 막바지에 다다르니 이젠 아이가 제 때, 자연스럽게 나오지 못할까봐 걱정이 된다. 영국에서는 임신 초기 검사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고 중반에도 정말 필수적인 검사 외에는 뭘 할 수 없어서 유산에 대한 걱정이 컸다. 그래서 한국에 와서 병원에 갔을 때 자궁경부길이를 바로 재 봤는데 6cm라고 안심해도 된다고 하셔서 안도했는데, 이젠 상황이 역전되어 저번 주(37주5일.. 2020. 7. 5.
밍이 태어나기까지 23일 남은 날 요즘 나는 무료함을 느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사야 할 출산, 육아 물품의 방대한 리스트에 치여서 맘카페의 핫딜방을 왔다갔다, 당근마켓을 왔다 갔다 하느라 조바심이 났다면 이제 어느 정도 준비물도 다 갖춰졌고 당장 필요한 손수건이니 아기 옷 등의 빨래까지 마치고 나니 이제는 밍이가 오기만을 기다리는 딱 그런 상태가 된 것 같다. (물론 아직 출산가방도 안 쌌고 살 것도 남았다는 것이 함정이지만. 애기 로션이나 수딩젤은 조리원 들어가서 살까 했는데 그것도 미리 사야한다는 사람들도 있어서... ㅠ_ㅠ) 그리고 자주 숨이 가쁘고 앉아도 누워도 일어서도 불편한 상태가 되면서 뭘 해도 딱히 재밌지가 않다. 뭔가 생산적인 일은 전부 책상에 앉아야 이루어지는데, 앉아 있을 때 이유 없이 숨이 차고 속이 불편하고 두.. 2020. 6. 22.
35주차 나의 생각들 1. 35주차 입성 35주에 입성했다. 진짜 배가 하루가 다르게 불러온다. 한국에 입국할 때만해도 임산부인 것이 티가 안 나서 이런저런 도움을 못 청할까봐 걱정했었는데 지금은 누가 어디서 봐도 완전한 만삭의 몸이다. 속 방귀 같기도 하고 거품 같기도 하던 태동은 이제 눈으로도 잘 보일 정도로 배가 이리저리 요동치는 태동으로 바뀌었다. 점점 한 자세로 있기가 불편하다. 서 있으면 다리가 퉁퉁 붓고 아프고 앉아있을 땐 다리를 쩍 벌리지 않으면 안 된다. 하늘을 바라보는 자세로 눕는 것은 이미 몇 달 전부터 숨쉬기가 어려워 포기했으나 오른쪽으로 누워도 왼쪽으로 누워도 불편함은 가시지가 않는다. 그래도 아직까지는 잠을 설칠 정도는 아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잠까지 못 잔다면 너무 힘들 것 같다. 몸은 무거워지고.. 2020. 6. 11.
D-50의 단상 1. 한국에 돌아오고 이곳에서의 일상에 잘 적응하는 중이다. 아직까지는 돌아다니기가 그렇게 힘들지 않아서 가까운 곳이라도 최대한 많이 놀러 다녔다. 근처의 멋지고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있는 동네들은 쭉 돌았고 또 부산에도 가고, 진도까지도 여행을 다녀왔으니, 꽤나 알차게 돌아 다녔던 듯. :) 그동안 먹고 싶었던 맛있는 한식들도 찾아 먹고, 만날 수 있었던 친구들도 만나면서 당분간은 갖기 힘들 즐겁고 여유로운 시간을 만끽하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2. 최근 내가 가장 몰입하고 있는 것은 단연 ‘당근마켓’이다. 원래 나는 중고물건을 잘 사지 않았다. 그냥 왠지 어떤 물건이든지 안 샀으면 안 샀지 다른 사람의 손을 탄 물건은 쓰기 싫은 나의 이상한 결벽이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당연히 아가 물건을 중고로 .. 2020.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