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정에 따라 정리한 나의 코펜하겐 여행기 :)
10월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친구와 영국에서 마지막 추억을 남기고 싶어서 여행을 계획했다. 원래는 스코틀랜드 하일랜드 쪽을 함께 돌까 싶었는데 여건이 맞지 않아서 여행 장소를 찾아보다 마침 우리가 여행을 계획하는 시기에 코펜하겐행 비행기가 엄청 싸게 떴길래 진짜 뜬금없이 갑작스럽게 코펜하겐으로 여행지를 정하였다.
그런데 스카이스캐너로 런던에 있는 공항이면 아무 곳이나 괜찮아~하고 검색했는데 하필 뜬 곳이 사우스엔드...
midland 쪽에 사는 나에게 사우스엔드는 정말 말 그대로 end.... 우리 집에서 차로 3시간 걸린다 -_ㅠ 작년에 체코 갔다 올 때 사우스엔드 한 번 이용해보고 이 공항은 다신 이용하면 안 되겠다 했는데 저렴한 항공료에 눈이 멀어 결국 또 사우스엔드 공항으로.. (그러나 이제 다시는 이용하지 않겠다고 다짐 또 다짐)
사우스엔드 공항은 진짜 공항 규모가 작은 시골 공항이다. 그런데 뭐 면세점 이용하거나 그럴 일 없으면 괜히 규모 커서 복잡하고 게이트 찾아가느라 다리 아픈 것보다 규모 작은게 훨씬 편한 것 같기도 하다. (멀지만 않다면 좋았을텐데)
그리고 내가 이용한 항공은 저렴한 항공료의 대명사 라이언에어. 최악의 항공사를 뽑으면 거의 매년 상위권에 있는 라이언에어 a.k.a.개이언개어.. 도대체 왜 라이언에어만 미리 모바일 체크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자 체크를 해야 하는건지...=_= 그리고 라이언에어 데스크는 공항에 임대료를 안 내는가 왜 어떤 공항이든 구석 of 구석에 처박혀 있는 건지. 그리고 이 항공사처럼 “당신이 돈을 낸 만큼 서비스하겠습니다”를 노골적으로 보여주는 항공사도 없는 것 같다. 보통 다른 저가 항공사들은 cabin bag 하나에 그냥 무릎에 올려놓을 수 있는 핸드백 같은 것은 통과시켜주는데 라이언에어는 어림없다. 가방을 더 가져가고 싶으면 돈을 더 내시오. 뭐 이것까진 그래 그만큼 저렴하게 가니까 그렇다 치는데 도대체 온라인 체크인을 왜 24시간 전에만 할 수 있는 건지 ㅠ_ㅠ 그러나 이것도 돈을 더 내면 체크인을 미리 할 수 있다. 돈 냈어? 문제 해결! ㅋㅋㅋ 그리고 세 명이 여행을 가는데 절대 자리를 붙여주지 않는 센스^^ 함께 앉고 싶으면 돈을 더 내거라라 ㅋㅋㅋㅋ 근데 어차피 단거리고 딱히 붙어 앉을 이유도 없어서 그냥 세 명 따로 앉았는데 내 자리에 갔더니 내 옆자리, 옆 옆자리 전부 비어서 덕분에(?) 되게 편하게 갔다. 전화위복(?!)
어쨌든 안전하게만 데려다주면 되니까 그래도 무사히 그리고 편안하게 코펜하겐에 데려다준 라이언에어에 감사하며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기차에 탑승. 기차 플랫폼도 약간 헷갈려서 우왕좌왕하다가 이건가 싶어서 탑승했다. 그런데 내 친구가 불안한 마음에 혹시나 싶어서 옆 사람에게 이 기차가 센트럴역으로 가냐고 물었는데 알고보니 말뫼행ㅋㅋㅋㅋ
근데 웃긴 건 친구가 "이 기차 센트럴 고?" 했더니 옆 사람이 ‘말뫼’,
그래서 또 "센트럴??" 했더니 또 옆 사람이 "말뫼" 이러니까 말뫼가 덴마크말로 예스인 줄 알고 ‘아 오케이 ㅋㅋ’ 하면서 안심(?)했다는 것이닼ㅋㅋㅋ
근데 내가 코펜하겐 여행 정보를 찾다가 블로그에서 말뫼가 스웨덴이라는 걸 본 것 같아서 엥 말뫼?? 스웨덴 아니야? 하는 찰나에 다른 승객이 “이 기차 스웨덴 가는 거야” 이래서 완전히 놀라 다같이 기차에서 호다닥 내렸다. 하마터면 덴마크 도착하자마자 스웨덴 갈 뻔ㅋㅋㅋㅋ 그땐 뭔가 여정이 지쳐서 짜증부터 났는데 지금 생각하니 친구 말대로 재밌는 에피소드가 된 것 같다.
우여곡절 끝에 코펜하겐 중앙역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띄었던 것은 바로 세븐일레븐!
작년에 영국에 와서 나름 유럽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는데 ‘편의점’이라는 존재를 정말 처음 봤다. 찾아보니까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에 입점해 있던데 어떻게 북유럽에만 세븐일레븐이 들어올 수 있었는지 너무 궁금하다. 그리고 왜 다른 나라에는 진출을 안 / 못한 것인지도. 삼각김밥이나 컵라면 같은 것이 나를 반겨줄 것 같아서 홀린 듯이 들어갔으나 진열된 상품은 그냥 유럽의 흔한 미니슈퍼 수준이었다. 한국의 편의점이 너무 그립습니다 -_ㅠ
근데 뭔가 북유럽~하면 선진국~이런 이미지가 강했는데 사람들이 줄을 생각보다 잘 못 서는 것 같았다. 캐셔가 여러 명이면 당연히 한 줄서기로 착착 계산해야 제맛인 것을.. 우왕좌왕한 줄 속에서 꽤 혼란스러웠다. 그래도 닭꼬치는 한국에서 파는 간장 닭꼬치 맛과 비슷해서 맥주 안주로 아주 적합했다. 호텔로 들어와 짐을 풀고 세븐일레븐에서 사 온 닭꼬치와 덴마크의 대표 맥주 칼스버그 한 캔을 마시며 내일부터 시작될 여행의 기대감을 안고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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