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이곳에 9개월 동안 거주하면서 친구들과 가족들이 몇 번 방문을 해서 이제는 나름 뭔가 이 도시, 이 마을을 안내해주는 나만의 가이드 투어 루트가 있다. 그래서 이번에도 썸머투어 일정으로 스타트~
그 중 첫번째는 바로 우리집 바로 옆 공원 'cannon hill park' +_+
우리집에서 뛰어가면 1분만에도 갈 수 있을 것 같은 가까운 곳에 위치한 공원이지만 우리 마을에서는 꽤나 유명한지 주말이 되면 가족 단위로 많이 놀러오는 공원이다. 단순히 잔디밭만 있는 것이 아니라, 큰 연못도 있고 주말엔 운행을 하는 아이들이 타고 놀 수 있는 놀이시설, 테니스장, 놀이터 등 나름 공원 시설도 잘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 집에 손님이 놀러오면 가장 먼저 보여주는 장소가 바로 이 공원이다 :)
그리고 나도 그렇지만 한국에선 왠지 공원이 있긴 있는데 접근성이 떨어진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그런지 한국에 있을 때는 공원에 갔던 경험이 별로 없었는데, 뭔가 여기에 왔을 때 사람들이 공원에서 운동을 하거나 햇볕을 쬐거나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등 자신의 시간을 즐기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엄마도 나랑 마찬가지였을테고, 그래서 엄마도 굉장히 이곳을 좋아하셨다 :D
강아지들보다 훨씬 오리도 아니고 거위도 아닌 뭔가 큰 새들(나는 깡패새라고 부름ㅋㅋ 이 공원의 실세)을 구경하거나 우람한 팔 근육을 자랑하는 다람쥐를 구경하는 것도 즐겁고 초록초록한 잔디밭을 그냥 걸어다니는 것도 좋았다.
게다가 공원 바로 옆에 midland art centre가 있어서 그곳에서 전시, 공연, 영화 등을 관람할 수도 있고 더 좋은 것은 실내에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어서 정식 카페는 아니지만 그냥 밖에서 커피한잔 마시고 싶을 때 얼마든지 마실 수 있다는 것+_+)b
두번째는 H의 학교! 아름다운 붉은 벽돌의 대학교 건물과 시계탑. 그리고 이날따라 날씨가 엄청 화창해서 많은 학생들이 잔디밭에 앉아서 이야기하고 있었다. 영화 속에 들어온 것 같다고 자꾸 얘기하는 엄마를 사진 속에 잔뜩 담아주었다. 나와 엄마의 투샷을 찍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알겠지만, 여기가 관광지도 아닌데 ㅠㅠ 잔디밭에 앉아서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게 우리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려니 입이 차마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용감한 엄마가
'Excuse me, Can you take a picture?'이라고 영어로 부탁해서 투샷을 건지고 (근데 진짜 대충 찍어줌 결과가 최악ㅋㅋㅋ) 학교 안 카페로 향했다.
나도 영어 잘 못하지만 엄마가 여기 온 만큼 그냥 재미로나마 영어공부도 해봤으면 하는 마음에 카페에서 주문하는 것도 엄마를 시켜보았다. 아메리카노 플리즈. 이런 거 말고 그래도 완전한 문장인 Can I have a small americano?를 외워서 엄마가 주문을 했는데 엄마가 천천히 또박또박 얘기를 하니 주문을 받는 분도 되게 즐거워하셨던 것 같다.
그러나 한국과 달리 아메리카노를 주문하면 우유 넣어줄까 말까라는 옵션의 벽 앞에서 엄마가 살짝 당황하시길 했지만 그래도 앞으로도 간단한 영어는 다 엄마 시켜야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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